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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일기
B R A N D H O U S I N G
건축주의 건축일기
주) 등장인물의 이름을 실제 이름처럼 편의를 위해 약간씩 변형합니다.
혹시 신입회원이 보신다면, 문선생은 현실에선 정말 정말 슈퍼맨이자 천사입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ㅎㅎㅎ
$ 브하 공업고등학교 - 4. $
" 너는 장미보다 아름~답진 않지만~~.... "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아침이었다. 오늘 미소형은 3 년만에 다시 복학 결정이 난후 첫 등교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사실 미소형은 브하공고에 입학한지는 꽤 오랜시간이 되었지만 다소 늦은 나이에 입학한지라 군대문제가
걸려있었었다. 그리고 누구나 알다시피 (?) 미소형은 소년가장이었다. (다만, 이유는 잘 알려져 있지않고 있다.)
그래서 합법적으로 사유서만 제출하면 군 복무를 연장할수 있었지만, 평소 애플을 좋아하는 문선생이 사과를
깎아먹은후 서류에 껍질을 같이 싸서 버리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군복무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입대 당시에만 해도 문선생에 대한 앙금이 있었지만 이제는 맘을 다잡고 학교에 잘 적응하기로 결심한 상태다.
오랜만에 나서는 등교길 풍경은 미소형에게 새삼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끼는데 충분하였다.
여느 학교와 마찬 가지로 학교앞은 협력업체(?) 들로 상가가 꽉 차있었다. 신호등 앞에 베이커리 재귀당 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창문 청소를 하고있는 박사장님이 오래간만이라는 눈인사를 보낸다.
미소형은 그 앞에서 갑자기 박사장님께 " 사장님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이전에 창에 붙은 전단지가 안보이네요.
- 팔씨름 해서 이기면 단팥빵 5개 꽁짜 - 이거 없어졌나요 ? " 순간 박사장 얼굴이 약간 어두워진다. " 으...응...
그거 재작년에 토토라는 아이가 입학한 후부터는 없앴어. 너무 적자가 심해서... " 말꼬리를 흐리는 박사장님은
창문청소를 에둘러 마친후 내부를 정리하러 들어가 버렸다. 미소형은 의문과 설레임 속에서 길을 계속
가던 도중 갑자기 옆 건물 보습학원 계단에서 큰입이 불쑥 튀어나왔다. " 형. 오랜만이에요 " " 응. 큰입이구나.
그런데 월요일 아침부터 무슨 학원에 간거니 ? " 미소형이 의아해서 물었다.
" 네. 여긴 먹방 전문 보습학원 냉가(쿨하우스)학원이에요. 월요일은 아침부터 특별강의가 있거든요. 아~ 참 ~
형도 스테이크 관심 많잖아요. 여기 쿨 원장님 강의 한 번 들어보세요. " " 오~ 그래. 차근차근 알아볼께 "
라고 말하며 미소형은 한 귀로 흘려보내버렸다.
그 순간 풋풋한 인상의 한 소년이 휭 하고 냅다 지나가다가 " 안녕하세요. 이제 기초반에 들어간 이로운
이라고 합니다. " 라며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 오. 그래 반갑구나. 넌 왜 이리 늦었니 ? " 미소형이 물었다.
원래 2학년은 수업이 1시간 먼저 시작된다. (현장은 새벽부터 공사가 시작되고 준공건축주들은
느긋하게 오전부터 일한다는데서 착안) " 아... 네 어제 밤늦게까지 불장난하고 놀다가 늦잠을 자서요..헤 "
쑥쓰러운듯 로운이는 발걸음을 다시 재촉하기 시작했다. 그걸 본 미소형은 " 허허. 녀석.. 고등학생이나 된
녀석이 불장난이라니... 커서 뭐가 될려고 저러는 걸까 ? " " 그러게요. 슬마 소방관 ? " 큰입이 대꾸했다.
" 하하하하하하... 설마... " 둘다 큰소리로 웃기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뒤이어서 소란스러운 발자국소리와 함께 한 명의 학생이 큰 나무 골조판을 들고 달려오는것이었다.
역시 2학년이었다. "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 누군가 큰 소리로 외친다. 복춘(포춘쿠키)이였다.
" 너도 좀 늦지 않았니 ? 수업 시작했을텐데... 그 판은 뭐니 ? " 미소형이 말했다. " 네. 맨날 지각이에요.
집이 먼 섬이라서요. 이 판은 오늘 상량판 실습이 있어서요. 먼저 갈께요. " 하고 복춘이는 다시 부랴부랴
달리기 시작했다. " 쟤가 사는 섬이 어디지 ? " " 조감도라고 하던데요 " 큰입이 대답했다. 고개를 갸우뚱하던
미소형은 다시 물었다. " 근데 복춘이는 왼쪽에서 보면 남학생같은데 오른쪽에서 보면 여학생 같지 않니 ? "
" 하하하 그러네요. 옷때문인가? 남녀 구별없이 옷 입는 걸 뭐라 하던데요.... 유..유니... 무슨 시대라 하는데...
뭐였더라 ? " 그 때 뒤에서 따라오던 닉이 불쑥 끼어들었다. " 아~~ 그거... 유니클로 시대라고 하지요. 헤헤헤 "
" 아 맞다 맞아. 유니클로 시대지말이야. " 겸연쩍어하며 미소형과 큰입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역시나 하위권의 실력들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셋이 교문에 들어서자 묵직한 철제문이 기다렸다는듯이
큰 쇳소음과 함께 닫히기 시작했다. ( 당연 중,상위권 학생들은 이미 등교한 상태이다.) 그때 저 멀리 쓰레기 소각장
뒤편 담장 밖에서 책가방 두개가 휙휙 던져진다. 그리고 영랑형과 두막이가 차례로 담을 넘어 온후 조용히
담배를 한 대 나눠서 뽀끔뽀끔 태운후 교실 속으로 사라졌다. 일상적인 브하공고의 등교길 풍경이다.
사실 미소형이 복학한데는 분당 오리역에 위치한 병오리 중학교 후배들 - 큰입, 순오(스노우맨), 따랑이 -
역할이 컸었다. 미소형의 복학이 껄끄러웠던 문선생이 이실장에게 지시를 내려서 인근 월넛공고로 보내버리려
했으나 후배들 덕에 무산시킬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최하위권인 큰입은 교장실에 의견을 말하려 찾아갔다가 공구못하는 아이들을 워낙 싫어하는
문선생에게 문전박대를 당하자, 최상위권인 순오와 따랑이가 겨우 찾아가서 부탁하여 복학이 가능했던것이었다.
문선생은 하위권 학생들에게는 사투리를 심하게 구사하지만, 자신이 예뻐하는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어색한
서울 말을 또.박.또.박. 하는것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꼴찌 닉은 그런 사실도 잘 모른다.
그래서 학교 교훈 - " 행복은 성적순이다 " - 이 문구가 그런 사실을 잘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어지는 5편에서는 큰입이 교장실에서 문전박대당한 사연과 함께 미소형의 남은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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